
1.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방식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글쓰기 루틴을 시작한 지 어느덧 7일이 되었다. 단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시간이 하루의 흐름 속에 들어오면서 생활 패턴 전반에 서서히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방식이었다. 이전에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휴대폰을 확인하거나, 해야 할 일들을 급하게 떠올리며 하루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하루의 첫 장면부터 마음이 바빠지고, 정작 나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돌아볼 여유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글쓰기 루틴을 시작하면서 아침이나 저녁 중 한 시간대를 글을 쓰는 시간으로 정해두게 되었고, 그 시간은 자연스럽게 하루의 기준점이 되었다. 특히 저녁에 글을 쓰는 날에는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한 번은 반드시 되짚어보게 되었다.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감정이 가장 많이 남았는지, 무엇이 나를 지치게 했고 또 무엇이 나를 웃게 했는지를 글로 풀어내다 보니 하루가 정리된 상태로 끝나는 느낌이 들었다.
이 변화는 수면에도 영향을 미쳤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채 잠자리에 들면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자는 내내 머릿속이 바쁘게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는데, 글쓰기를 하고 난 후에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해결되지 않은 고민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그것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히며 떠다니지는 않았다. 글로 적어두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지금은 내려놓아도 된다는 신호를 스스로에게 줄 수 있었다.
아침에도 변화가 생겼다. 전날 글을 쓰며 정리한 생각들이 남아 있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할 때 방향성이 조금 더 또렷해졌다. 무작정 해야 할 일에 쫓기기보다는, 오늘 하루는 어떤 태도로 보내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글쓰기 루틴은 이렇게 하루의 앞과 뒤를 자연스럽게 정돈해주며, 생활의 리듬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2.생각의 흐름이 정리되면서 행동 선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7일 동안 글쓰기를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변화는 생각이 정리되자 행동까지 달라졌다는 점이었다. 예전에는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뭘 해야 할지 몰라서혹은 해야 할 건 많은데 손에 잡히지 않아서 허비하는 경우가 잦았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보니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었고, 결국 피로감만 쌓이는 날도 많았다.
하지만 매일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이 생기자, 무엇이 중요한지와 무엇이 급하지 않은지가 조금씩 구분되기 시작했다.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금 내가 가장 신경 쓰는 건 이거구나, 이 고민은 생각보다 영향력이 크지 않네 같은 판단이 이루어졌다. 이런 판단은 곧 행동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해야 할 일을 무작정 늘어놓기보다는, 오늘 꼭 해야 할 것과 나중에 해도 되는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글쓰기를 통해 감정을 먼저 정리하다 보니, 감정에 휘둘려 충동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예를 들어, 피곤하거나 기분이 가라앉은 날에는 습관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글로 감정을 적어보면 지금 내가 쉬고 싶은 건지, 아니면 그냥 회피하고 싶은 건지를 구분할 수 있었다. 이 작은 차이는 행동의 질을 크게 바꿨다. 진짜 휴식이 필요한 날에는 죄책감 없이 쉬었고, 집중이 필요한 날에는 짧게라도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하루의 밀도를 높여주었다. 똑같은 하루를 보내더라도, 무엇을 왜 하고 있는지 알고 움직이니 피로감이 줄었다. 글쓰기는 단순히 생각을 적는 행위가 아니라, 나의 행동을 설계하는 사전 작업처럼 느껴졌다. 7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생각의 정리가 곧 행동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경험하게 되었다.
3.일상이 흘러가는 시간에서 의식하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글쓰기 루틴 7일차에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하루가 더 이상 무의식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예전에는 하루가 끝나고 나면 오늘 뭐 했지?라는 질문에 선뜻 답하기 어려운 날들이 많았다. 분명 바쁘게 지냈는데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고, 하루가 통째로 흐릿하게 느껴지곤 했다. 하지만 매일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하루를 조금 더 의식적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글쓰기를 염두에 두고 하루를 보내다 보니, 사소한 순간에도 자연스럽게 관찰하는 태도가 생겼다. 지금 어떤 기분인지, 이 상황에서 왜 이런 감정이 드는지, 평소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등을 무의식적으로 기록하려는 시선을 갖게 된 것이다. 이런 태도는 하루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시간으로 바꾸어주었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그날의 분위기나 감정의 결이 글의 소재가 되었고, 덕분에 하루가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았다.
또한 글을 쓰며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이 생기자, 나 자신과의 대화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이런 선택은 왜 했을까?, 이 상황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글 속에 담겼다. 이런 자기 성찰의 시간은 일상의 깊이를 만들어주었고, 하루하루가 조금씩 축적되는 느낌을 주었다.
7일차에 이르러 깨달은 것은, 글쓰기 루틴이 삶을 극적으로 바꾸지는 않지만 분명히 ‘태도’를 바꾼다는 사실이었다. 하루를 대하는 태도,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졌다. 글쓰기는 하루를 통제하려는 도구가 아니라, 하루를 이해하려는 도구였다. 그리고 그 이해가 쌓이면서 생활 패턴 역시 자연스럽게 정돈되어 가고 있었다.
아직은 실험의 초반이지만, 이 7일간의 변화만으로도 글쓰기 루틴을 계속 이어가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하루를 더 또렷하게 살고 싶다면, 이 짧은 10분의 기록은 생각보다 강력한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