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10분 글쓰기로 발견한 나의 숨겨진 관심사 목록

by blogger16578 2025. 12. 17.

1.아무 생각 없이 쓴 문장들 속에서 반복되던 단서들

10분 글쓰기로 발견한 나의 숨겨진 관심사 목록
10분 글쓰기로 발견한 나의 숨겨진 관심사 목록

 

10분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 나는 관심사를 발견하겠다라는 목적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저 하루를 정리하고, 머릿속을 조금 비워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글의 주제도 정해두지 않았고, 매번 그날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적어 내려갔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이전 글들을 다시 읽어보며 예상치 못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날의 기분이나 사건은 달랐지만, 글 속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단어와 이야기의 방향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던 것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관찰에 가까운 문장들이었다. 사람들의 말투, 공간의 분위기, 그날의 공기 느낌, 나 자신의 미묘한 감정 변화 같은 것들이 글 곳곳에 등장했다. 나는 평소 스스로를 감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만, 글 속의 나는 계속해서 주변을 보고, 느끼고, 해석하고 있었다. 단순한 사건 설명보다 그때 내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에 더 많은 문장을 할애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상 깊었다.

또 하나 반복되던 것은 ‘왜?’라는 질문이었다. 왜 이 말이 마음에 남았는지, 왜 이 상황에서 유독 피곤함을 느꼈는지, 왜 이 선택이 찝찝하게 느껴졌는지에 대해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이 질문들은 답을 내리기보다는, 생각의 방향을 탐색하는 형태에 가까웠다. 나는 그동안 결과나 결론에 더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글 속에서는 오히려 과정과 이유를 궁금해하고 있었다.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써 내려간 문장들 속에서 드러난 반복 패턴은, 내가 의식적으로 정의하지 않았던 관심사들의 흔적이었다. 그것들은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나의 시선과 사고 방식에 스며들어 있던 것들이었다. 10분 글쓰기는 그 흔적들을 한곳에 모아 보여주는 역할을 했고, 나는 비로소 내가 이런 것들에 관심을 두고 살아왔구나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2.사소해서 무시했던 취향들이 나만의 관심사가 되기까지

글을 통해 반복되는 주제들을 발견했을 때, 처음에는 그것들을 관심사라고 부르기가 망설여졌다. 너무 사소해 보였기 때문이다. 특정 분야의 지식이나 명확한 취미처럼 보이지 않았고, 누군가에게 설명하기에는 애매한 것들이었다. 예를 들면, 조용한 시간에 대한 선호, 혼자 있을 때의 안정감,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집중력같은 것들이다. 이전의 나는 이런 것들을 단순한 성향이나 기분 변화 정도로만 여겼다.

하지만 글쓰기 기록이 쌓일수록 생각이 달라졌다. 같은 종류의 문장이 여러 날에 걸쳐 반복된다는 것은, 그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나는 계속해서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고, 그 감정에 대해 곱씹고 있었다. 이는 분명한 관심의 신호였다. 다만 그동안 나는 관심사를 너무 거창하게 정의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글을 통해 드러난 또 하나의 숨겨진 관심사는 나 자신에 대한 이해였다. 나는 글을 쓰며 끊임없이 나를 해석하려고 했다. 감정을 분류하고,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고, 선택의 이유를 되짚었다. 이는 단순한 자기 성찰을 넘어, 나라는 사람의 작동 방식을 알고 싶어 하는 태도에 가까웠다. 이 역시 내가 이전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관심사였다. 나는 외부의 성취보다, 내면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더 큰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이 과정을 거치며 관심사에 대한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다. 남들에게 설명하기 쉬운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자주 생각하고 오래 머무는 주제가 바로 관심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렇게 보니 그동안 무시해왔던 취향과 감정들이 하나의 목록처럼 정리되기 시작했다. 조용한 환경, 느린 호흡, 깊이 있는 대화, 의미 없는 소음에 대한 피로감, 기록하는 행위 자체에 대한 만족감 등은 모두 나를 구성하는 중요한 관심사였다.

10분 글쓰기는 이 사소한 조각들을 흩어버리지 않고 모아주었다. 그리고 그 조각들이 모이자, 나는 나 자신을 훨씬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관심사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함께 배우게 되었다.

3.숨겨진 관심사를 인식한 이후, 일상의 선택이 달라지다

숨겨진 관심사를 인식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삶을 대하는 태도였다. 이전에는 선택의 기준이 비교적 외부에 있었다면, 이제는 ‘이게 나에게 맞는가’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게 되었다. 글을 통해 드러난 관심사들은 단순한 깨달음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활 속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나는 공간과 분위기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인식한 이후, 하루 중 머무는 장소를 더 신중하게 고르게 되었다. 무작정 효율만을 따지기보다는, 나에게 안정감을 주는 환경을 우선시했다. 이는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선택이 아니라, 오히려 나에게 맞는 리듬을 만들어주는 선택이었다. 글을 통해 알게 된 관심사가 나를 소모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이끌어주고 있었다.

또한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글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했던 거리감에 대한 고민을 인식한 이후, 나는 모든 관계를 동일한 방식으로 유지하려 애쓰지 않게 되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나의 성향을 인정하고, 그것을 무례함이나 회피로 해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관계를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더 건강한 방식으로 유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숨겨진 관심사를 발견한 이후 나는 더 이상 ‘특별한 관심사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나만의 속도로 깊이 생각하고 관찰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 인식은 삶의 방향을 급격히 바꾸지는 않지만, 매일의 선택을 조금 더 나답게 만들어준다.

10분 글쓰기는 여전히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나는 나 자신을 관찰하고, 이해하고, 인정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숨겨진 관심사 목록은 그렇게 완성되었다. 그것은 종이에 적힌 목록이 아니라, 내가 나를 대하는 방식의 변화로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앞으로도 글을 쓰는 한, 계속해서 업데이트될 것이다.